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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엑스레이로 산업계 넘어 의료계 노린다"

2023-03-20
이레이_eray_x-ray Tube_엑스레이튜브.PNG
- 이차전지 안전성 검사 핵심장비 고화질 엑스레이 발생장치 제조
- 국산화 성공…산업용 매출 급증
- 국외서도 인정 100억 원대 계약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는 게 창업이다. 일단 시작했다면,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가시밭길을 각오해야 한다. 좋은 착상이 있어도 때를 잘 만나지 못하거나, 초기 투자를 못 받아 나가떨어지곤 한다. 때로는 신기술을 개발하고도, 상용화에 필요한 다른 기술이 없어 추가 부가가치 창출이 좌절될 때도 있다. 이런 창업자들을 지원하고자 만든 공간이 바로 강소연구개발특구다. 창원시는 한국전기연구원 중심으로 지능 전기 기술을 기계산업에 접목하는 분야를 특화해 3년간 여러 강소기업을 탄생시켰다. 이 중 지역에서 혁신을 이끄는 유망 강소 기업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배터리산업 급성장에 엑스레이 검사장비 사업도 덩달아 활성화하고 있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이차전지 완성도를 파악하는 핵심장비이기 때문이다.

창원시 소재 한국전기연구원에 연구소기업으로 둥지를 튼 '이레이'는 엑스레이 발생장치·고전압 전원장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고화질 엑스레이 발생장치를 국산화하는 등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창업 초기부터 국내 러브콜은 물론 수출까지 성공했다.

◇전기연 기술이전으로 쑥쑥 = 윤중석(47) 대표가 2020년 10월 창업한 이레이는 2021년 2월 전기연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됐다. 연구소기업이란 전기연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려고 설립 자본금을 일부 출자해 연구소 내에 유치한 업체를 말한다.

윤 대표는 "20년 이상 엑스레이 관련 산업군에서 연구개발 분야를 담당해왔다"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해상도 엑스레이 발생장치를 국산화하겠다는 열망에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레이는 애초부터 전기연 연구소기업 등록을 목표로 설립됐다. 창업 아이템이 엑스레이 발생장치·고전압 전원장치인 만큼 기술이전, 연구개발 등에 시너지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전기연의 전문성 높은 인프라를 보고 창원에 자리 잡았다.

윤 대표는 "전 직장에서도 장성록 전기연 공학박사와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었다"며 "엑스레이 발생장치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장 박사가 보유하고 있었기에 해당 기술을 이전받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레이가 전기연에서 이전받은 기술은 '펄스 신호 생성 장치'. 엑스레이 발생장치·고전압 전원장치에 필요한 핵심기술은 고전압 관련 기술이다.

윤 대표는 "고전압 절연, 전원장치 소형화, 고전압 회로 설계 등에 필요한 기술"이라며 "기술이전으로 발생장치 개발에 초석을 마련하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창원 강소 연구개발특구 지원사업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

이레이는 설립 당월 창원 강소특구 '지역 특화기업 성장지원' 사업으로 시제품 제작 등에 5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사업 아이템만 갖고 있던 이레이에 든든한 연구개발자금이 됐다.

설립 이듬해인 2021년 이레이는 전기연 '패밀리기업'에 선정됐다. 기업 애로사항이 있으면 전기연 연구원이 공동으로 기술 컨설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2억 5000만 원 규모 정부 출연 연구개발 과제에도 선정돼 특허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에 날개를 달았다. 발생 장치 제조 사업장도 200평 규모로 설립했다.

2022년 들어 엑스레이 발생장치, 고전압 전원장치를 개발, 양산체계를 갖추게 됐다. 같은 시기 매출도 덩달아 발생하기 시작했다. 산업용 엑스레이 발생장치 수요가 늘면서다. 국내 판로확보는 물론 수출길도 열며 연 매출은 30억 원을 달성했다. 

◇국산화 열망 현실로 = 이레이가 첫 출발부터 국내외 러브콜을 받은 배경에는 '국산화'가 자리 잡고 있다.

윤 대표는 "국내 엑스레이 발생장치 시장은 사양이 낮고, 고해상도 발생장치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며 "전기차로 자동차 패러다임이 넘어가면서 이차전지 안전성을 검사하려면 고해상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따라서 발 빠르게 고전압 전원장치 등 핵심기술을 활용해 고해상도 엑스레이 발생장치를 개발했다"며 "현재 산업용 엑스레이 분야로 매출 비중이 크게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산화 이점도 적잖다. 이레이가 제공한 내용을 보면 국외 제품은 납기가 1~2년가량이나, 이레이는 국내 기준 3개월이면 충분하다.

국내 소재 기업이므로 사후관리(A/S)에도 강점이 있어 여러 측면에서 비용, 시간이 절약된다.

이레이는 현재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모든 길이 꽃길은 아니었다.

사업 초기 고전압 전원장치 관련 국책사업을 제안받았다. 초기기업이라 보여줄 게 없던 이레이는 다소 무리하게 설비를 증강했다. 반드시 국책사업에 선정될 것이란 자신감에서다. 그러나 '기술은 충분하지만,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선정은 물거품됐다.

윤 대표는 "당시 있는 돈 없는 돈을 끌어다 사업 선정 이후를 대비했는데,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므로, 준비하던 산업용 엑스레이 발생장치 개발에 더 박차를 가했다"고 밝혔다.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당시 발생장치는 아직 개발도 안 됐었다. 그러나 상품화 가능성을 본 한 글로벌업체가 선발주를 했다. 계약금 명목으로 받은 금액 덕분에 제품화에 성공했다. 이레이는 이 글로벌업체와 현재 백억 원대 수의계약을 진행한 상태다. 오히려 위기가 기회를 만든 셈이다.

이레이는 현재 사양보다 더 높은 사양을 개발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하면서 고해상도 엑스레이 발생장치, 고전압 전원장치 중요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윤 대표는 "현재까지는 국외 선도업체 기술을 따라갔다면, 2년 후에는 선두주자로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며 "산업용 비중이 현재 높지만, 3년 후에는 의료 쪽으로도 진출해 암 조기발견 등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덩달아 연구소기업 활성화에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연구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초기에 시제품,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는 게 대부분이며 지원 규모가 영세하다"며 "모범적 성장 사례가 돼 연구소기업 지원사업이 확대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

/안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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